IT 회사에서 AI 가 진짜 바꿔놓을 것들
IT 회사에서 AI 가 진짜 바꿔놓을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AI 가 더 발전하면 AGI 가 되고, 제대로된 휴머노이드가 나오면 인간이 어떻게 되고, 자율주행은 인간의 이동을 어떻게 바꿔놓을거고..." 같은 미래의 이야기는 하지 말자.

미래는 절대 예측할 수 없다. 비트코인이 내일 1억간다 라고 정확하게 예측한다면, 모든 사람이 비트코인을 사기 시작할텐데, 이 자체가 가격을 1억 이상으로 만들어버린다. 즉, 정확한 예측 자체가 미래를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에, 미래는 논리적으로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우리는 언제 올지도 모르는 미래의 AI 가 어떻게 발전할지를 기대하고 행동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AI 를 보고 우리의 삶이 불가피하게 변화하는 것에 적응하는 것 밖에 할 수 없을 뿐이다. 이 글은 한달 정도 쉬면서 Claude Max 20x 를 사용하며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해 봤는데, 이에 대한 소회일지도 모르겠다.
1. 우리 진짜 PM 필요한가요?

나는 늘 기획자 혹은 PM (Project Manager) 무용론을 주장해왔고, 지금도 그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약 한달동안 한 것들을 리스트업 해보면...
- 키란디아의 전설 2 - 운명의 손 한글화
- 짤봇 마이그레이션, 봇 추가 및 기능 개선
- MongoDB -> PostgreSQL 마이그레이션
- Yarn workspace -> Pnpm Turbo Repo 마이그레이션
- Render.com 호스팅 -> Disco.cloud in Hetzner 마이그레이션
- 짤봇 API 공개 및 CLI 개발
- 짤봇 트위터 봇 개발
- AI 를 사용하여 짤봇 개선
- 짤봇 태그 AI 제안 기능 개발
- 유사도 기반 짤 검색 기능 개발
- Brevvy.ai 리라이팅
- Cloudflare worker 기반 graphql api 를 rocicorp/zero 로 로컬 퍼스트 아키텍쳐로 리라이팅
- Fly.io 호스팅 -> Hetzner 의 Disco 로 마이그레이션
- AgentSpec.
- 코딩 에이전트의 설정을 관리하는 프로젝트
- 웹 + API + CLI + 데스크톱 앱
- Sakemori AI 크롤링, 마이그레이션
- AI 로 이미지 크롤링 개선
- Render.com 호스팅 -> Hetzner 의 Disco 로 마이그레이션
- 영화 컨셉 촬영 앱
- 중경삼림,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 듄 등의 영화 같은 색감과 효과를 주는 앱 개발
- IAP 지원
- 한국에서 사업자 등록 후 배포 예정
- Recursive Swarm Agent
- AI Agent 를 recursive 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swarm agent 개발
- Attorny.AI
- 법령 및 판례 크롤링 전체 개선
- UI 개선
- Prompt 최적화
굵직한 내용들만 정리한거고 작은 프로젝트나 소규모의 성능 혹은 기능 개선은 포함하지도 않았다. 매일 밤새거나 한 것도 아니고 적당히 10-6 정도로 일했으며, 주말은 당연히 놀았다. 이정도 작업 양은 개인은 커녕 왠만한 규모의 팀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짤봇의 DB 마이그레이션이나 Brevvy 의 아키텍쳐 변경 Re-writing 은 실제로 하려면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AI 가 성능이 좋아서 뿐만아니라, (물론 그 이유도 매우 크지만) 모든 스펙을 나 혼자 결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의사 결정을 매우 빠르게 할 수 있으니, 사전 플래닝 작업에 시간을 많이 쓰고, 이후로는 주로 테스트를 하거나 개발 방향을 조정하고, 코드를 리뷰 하는게 내 일이었다. 사실 AI 로 코딩을 오케스트레이션(?) 하다보면 리뷰를 자연스럽게 최소한으로 하게 되는데, 코드 작성 속도가 너무 빨라서 리뷰 자체가 너무나 큰 병목이 된다. 그게 혼자라면 더더욱 심해지기 마련이고.
즉, 한명이 1)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만들고 2) 직접 스펙을 정하고 개발 과정에서 조정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정도의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하면서도 특별히 문제를 겪지 않을 수 있었다. 컨텍스트 전환 비용도 실제 코딩을 할때 비해 훨씬 적었다. 아무래도 뭐 혼자서 하다보니 테스트가 부족해서 문제도 없진 않았지만, 전반적으로는 큰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PM 의 역할이라는게 대체로 의사결정 과정을 조율하는데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제 개발 속도가 극한으로 빨라졌기 때문에 원래부터도 병목이었던 의사결정이 더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특히 개발자 업무 과정인 특유의 몰입 과정을 AI 가 대부분 대체해주기 때문에, 이제는 기획 혹은 조율 업무를 도외시 할 이유가 없어져 버린다.
본인이 PM 이라면 진지하게 다른 방향을 고민해보시기 바란다. 자칫하면 영업직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본다. 그게 성향이라면 다행이지만, 아니라면?
2. 개발자가 사라진다? 아니 개발자만 남는다.
PM 의 역할이 축소되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면 AI 는 개발자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만 남길거라고 생각한다.
우선 AI 가 모든걸 다 하는 세상은 안올것이다. 적어도 현재의 AI 는 어떤 욕망이라는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뭘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고, 어디까지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몰트북은 AI 의 페이스북 (혹은 레딧) 을 표방했지만, 이제는 그런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관심을 못갖고 있는게 사실이고, 그나마도 대부분 사람들이 Prompt 를 조정해서 없는 "욕망" 을 만든 것에 가까웠다. 현실은 너무나 복잡해서 RAG 로 근사치도 구현할 수 없다.
비개발자가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건 적어도 당분간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개발이라는게 코드만 쓴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많은 좋은 툴이 나와있지만, 아직도 배포 과정, 모니터링, 테스트, 설계 등등 사람의 경험이 필요한 부분이 많이 있다. AI 자체를 백엔드로 쓰는 그 날이 오더라도 DB 는 필요하고, 관리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그것도 AI 로 하면 되는거 아니냐고? 가능은 하지. 서비스 중단이나 큰 사고가 터지는걸 감수한다면.
현재 수준의 AI 에서는 일단 개발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비개발자는 AI 와 대화 하는 것 조차 쉽지 않다. 그린필드 프로젝트 (신규 프로젝트) 라면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어도, 결국 그 또한 브라운필드 프로젝트 (기존에 개발된 프로젝트) 가 될 것이고, 복잡도를 관리하지 않으면 그 프로젝트가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개발자의 몰입이 덜 필요해졌기 때문에, 개발자는 이제 좀 더 프로덕트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방향과 매출 등에 대해 관여할 수 있는 여유 혹은 부담이 생겼다. 때문에 바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이를 빠르게 프로덕션에 올려서 실험해볼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질 것이다. 즉, 앞으로의 개발자는 프로덕트 엔지니어에 가까울 것이고, 개발만 하는 호사 혹은 소외를 더이상은 누릴 수 없을 것이다.
3. 디자이너도 이제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
기획 -> 디자인 -> 개발 -> 출시 과정 에서 대체로 기획과 개발이 오래 걸리다보니문에 어느정도 받아들여온 것이 있었는데, 기획 과정이 축소된다 것이라고 보면 앞으로 시간을 쏟게 되는건은건 디자인일 것이다. 그러나 이미 디자인은 AI 가 상당수 대체하고 있다고 보는게 맞다.
AgentSpec. 이 비록 엄청나게 잘 된 디자인이라고 볼 순 없더라도, 최소한의 업계에서의 기준은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크게 어려움이 없을것 같다. 형태는 결국 기능을 따른다. 이미 AI 는 이모지만 덜 쓰면 상당히 괜찮은 UI 를 만들어내고 있고, 대다수의 회사에서 디자인 부문은 UI 쪽이 가장 안정적인 수요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도 곧 옛날일이 되어버릴 수 있다. 오히려 이제는 기능 개발과 출시 속도가 매우 빨라졌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브랜드 디자인이 디자이너 수요를 대체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제일 어려운게 심볼과 로고를 만드는 일이었다. 이것만큼은 AI 가 아직은 좀 힘든 것 같다.
이제 디자이너도 Figma 에서 한 발자국 멀리 떨어져서 전체 경험을 설계하는 UX 로 향하는게 더 맞을지도 모른다. 부분의 합으로 전체의 비쥬얼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의 경험을 설계하고 이에 맞춰 세부의 디자인을 직접 수정해가면서 맞춰가는 역할에 가까워질거라고 본다.

UI 를 AI 로 디자인 하는 시도가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오래 못갈거라고 생각한다. 이미 OpenAI 나 Antrophic 의 모델들이 이미 너무 잘하고 있다. 결국 디자인은 일종의 고객서비스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UI 디자이너들은 화가날지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유저들은 좋은 UI 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심미적인 요소들은 어느정도만 충족되면 대다수는 만족해하니 말이다.
디자인 툴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ClaudeCode 나 OpenCode 를 활용해서 직접 디자인을 수정하고 큰 방향을 관리하는 좀 더 직접적인 개입의 모델이 앞으로의 시대에 적합한 UI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4. 팀은 생각보다 비효율적일지도 모른다.
이제 전통적인 팀은 죽었다. 정말 AI-Native Transformation 을 추구한다면 우선 가장 먼저 해야할일은 회사 의사결정 구조를 혁신해야한다. 여전히 탑-다운 방식의 의사결정을 유지하면서 AI-Native 를 말하는건 너무나 공허한 일이다. 리더십들은 방향성만 고민하고 나머지의 소규모 의사결정은 개인이 하도록 권장해야 한다. 꼭 AI 와 의사결정을 할 필요도 없고, 개인의 취향으로 결정하고 실행하며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으면 된다.
리더십이 판단하고 리뷰하는 것 자체가 이미 커다란 병목이 되며, 코드리뷰는 AI 와 사람이 병행하여 속도를 너무 많이 희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애초에 보안이 중요한 부분은 AI 보다는 사람이 직접 코딩하고, 이를 CLI 나 API 형태로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때문에 팀단위의 Kanban 도 이제 의미가 축소되고 있다. In Progress 를 관리하는 것이 Kanban 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별 의미가 없다. 사람이 하면 2~3주 걸리는 일도 하루 이틀로 단축시키기 때문에 기능 개발 자체에 대한 관리가 큰 의미없어진다. Kanban 에 등록하면 자동으로 Agent 로 개발하는 건 다른 이야기다. Real Life 테스트는 여전히 AI 에게는 어려운 부분이고, 문제가 터졌을때 1차적으로 대응하기도 어렵게 만든다.
Feature 에 대한 오너십은 여전히 사람이 가져가는게 맞고, 그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 첫째이지, AI 가 코딩을 할 수 있다고 해서 그냥 Agent loop 로 될때까지 돌린다는 생각은 재미는 있어도 현실해서 작동하기는 어렵다. 의도와 취향이 없는 AI 가 뭘 어떻게 판단하고 결정할 것인가?
팀의 구조는 어쩌면 이제 좀 더 수평적으로 바뀌어야 할지도 모른다. 리더는 여전히 필요하지만, 리더가 결정하는 종류의 일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지시하는게 아니라 우리 팀의 목표를 좀 더 추상적인 이거나 측정가능한 형태로 재구성하고, 팀원들의 근태를 추적하기 보다는 실제 Impact 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팀은 멘탈 관리를 하는 역할 (어쨋든 우리는 아직 사람이니까) 과 경영상의 니즈를 공유하는 형태로 개선할 필요가 있고, 직장에 나와서 출근해서 앉혀놓기보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회사에 기여할 수 있게 자유도를 제공해야 한다고 믿는다. 필연적으로 조직은 축소될 것이고, 개인들의 책임은 더 커질 것이다. 안전하게 팀에 얹혀가는 시대는 지났고, 이제는 개인의 성과가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5. AI 는 진짜 차별을 만들어낼 수 있다.
AI 는 여전히 너무 비싸다. Claude Max 20x 는 매월 $200 정도를 감당해야 하고 이는 개발 도상국이 대체로 월 $200~$600 정도의 소득을 벌고 있는것을 보면 너무나 큰 비용인 것이 사실이다. 아니 이는 월 $3,000 (1인당 GDP 약 $35,000 기준) 정도를 벌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도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AI 도 써봐야 뭘 알게되는거지, Cursor 등에서 제공하는 $20 짜리 subscription 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AI 를 한편으로는 지능이 한편으로는 손과 발이 확장된다고 생각하면, 이건 너무나 명확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가 정말로 크게 벌어져 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스타트업에게는 적극적인 바우처 정책을, 중소기업에게는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정책을, 대기업에게는 R&D 비용에 대한 절세 혜택을 주는 방향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자칫하면 지금도 커다란 차이를 더 크게 벌리는 결과를 나을 수도 있다.
개인의 권한과 책임이 강해지는 만큼 보상도 그에 따라 비례하게 될 것이고, 소규모 팀이 생기는 만큼 다양한 기회가 생길수도 있겠지만, 과도기인 지금에는 약간의 쿠션이 필요하다고 본다. 세상에는 OpenClaw 를 해보려고 Mac Mini 를 부담없이 구매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ChatGPT 구독료 $20 도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이 있다. 특히 학생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에 AI 는 분명 장단점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믿지만, 이미 신입 문턱이 자꾸만 높아지고 있는 시대에서 대학생들은 적어도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개발자 고용이 감소한다는 이야기가 여러군데서 들리고 있다. 실제 AI 의 영향이다 아니다에 대한 갑론을박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완전히 영향이 없다고 볼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일을 쉬면서 여러가지를 시도해봤는데, 확실히 이제 코딩은 다른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 같다. 미래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당분간은 개발자의 역할이 필요할거고 그 이후는 뭐 모르겠다. 미래의 문제는 예측해서 준비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그날이 오면 대응하면 될 일이다. 이미 와있는 미래에 뒤쳐지지 않으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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