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거래소의 활황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암호화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올해 초만 해도 “비트코인이 100만원이라니 거품이다” 하던 것이 무색하게도, 이미 25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고, 혹자는 1억을 넘을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누구는 이렇게 불안정한 것은 화폐로 쓸 수 없다고 하고, 누구는 전송 수수료가 지나치게 많다고들 한다. 투기인지 투자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요동치는 암호화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계속 오를까요?
롱텀으로는 오를거라고 본다. 모든 암호화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비트코인의 경우 발행량이 정해져있다. 약 100년 동안 2,100만 개를 끝으로 비트코인은 더이상 마이닝을 통해 생성되지 않는다. 이것이 뭘 뜻하냐 하면, 비트코인은 일반적으로 이자율과 통화승수를 통해서 발행되는 화폐와는 달리, 발행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금 혹은 부동산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다. 즉 매장량이 어느정도 한정되어 있는 금이나 (매립지나 간척 사업 같은) 특수한 환경이 아니고서는 그 총량이 변하지 않는 토지 처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상승할 수 밖에 없다.
튤립 버블 처럼 어느 순간 그 가치를 모든 사람이 부정하는 순간 비트코인은 사라질거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나, 쉽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이미 비트코인을 화폐로서 인정하기 시작했고, 많은 나라들도 그에 동참하고 있거나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경우를 보면 더더욱 그렇다.) 때문에 국내에서만 법으로 제한을 하는 것이 크게 의미도 없고 그 순간 엄청난 거래량을 자랑하는 거래소들의 엑소더스로 인해 투기자자들 입을 피해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2. 투자인가 투기인가?
투자인지 투기인지는 사실 그 대상이 어떠한 것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것을 투자 대상으로 바라볼 것인가, 투기의 대상으로 바라볼 것인가에 달려있다. 어떤 사람은 주식을 투기로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사를 알아보고 투자하는 사람들도 많다. 주식 뿐만 아니라 부동산, 금, 커머디티 선물 등 투기의 대상은 암호화폐 말고도 이미 만히 있어왔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튤립 버블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만, 대부분 비트코인이나 여타 알트코인[설명]에 대해 크게 알아보지 않고 리니지 아덴 정도로 생각하고 있음에 다르지 않다. 튤립 버블을 이야기하는 어느 누구도 비트코인의 기술적인 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그저 이러한 광풍은 그 현상과 비슷하다 정도의 이야기 일 뿐이다.
3. 비트코인은 가치있는 기술인가?
이야기하기에 앞서, 나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고팍스 이라는 회사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기 떄문에 어느정도 바이어스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미리 밝히고 싶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진 암호화폐라고 말한다. 하나의 블록은 여러개의 거래 기록을 가지고 있고, 새로운 블록은 기존의 블록 위에 만들어지게 된다. 또한 이러한 블록은 여러 사람들에게 분산 저장되기 때문에 조작하기 쉽지 않다. 블록체인의 거래 승인과 생성은 마이너라고 불리는 참여자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된다. 마이너들은 10분여 동안 주어진 수학 문제를 풀게 되어 마이닝에 성공하면 블록을 생성하고 이에 대해 보상으로 블록체인 혹은 송금 수수료를 받게 된다. 전체 50% 이상의 마이너가 승인한 transaction 이 이제 새로운 블록으로 인정된다.
그런데 잘 생각하면 블록체인은 결국 네트워크 상의 모든 마이너의 컴퓨팅 파워를 5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면 원하는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뜻 하기도 한다. 물론 이는 결코 쉽지 않다. 물리적인 방어막과 심리적인 방어막 두가지의 벽을 가지고 있다.
블록체인과 마이닝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간혹 슈퍼컴퓨터로 마이닝하면 다 이기는거 아니냐 라는 헛소리 말을 한다. 그러나 2016년 8월 기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투입되는 컴퓨팅 파워는 1958만3587.6 페타플롭스(PetaFLOPS)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 컴퓨터인 중국 턴헤 2호(Tianhe-2)의 계산력이 33.8페타플롭스임을 고려하면 정부가 주도한다고 해도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컴퓨터의 연산력을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전력에 비례한다. 엄청난 전기세를 부담하면서 마이닝을 해야할 요인이 그다지 많지 않다.
뭐 어쨋든 어떤 이상한 나라에서 실제로 그렇게 한다면 어떨까? 이제는 심리적 방어벽이 작동하는데, 비트코인은 어쨋든 금본위 화폐와 같은 형태가 아닌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약속으로 이루어지고 모든 과정과 소스는 공개되어있다. 어떠한 한 세력이 50% 에 육박하는 연산력으로 네트워크를 지배하려고 하는 것 자체를 막어야 할 강력한 요인이 그 세력 자체에게 생겨나는데, 한 마이너 혹은 마이닝 풀이 네트워크를 지배하게 되는것이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떄문이다. 아무리 50%를 넘겨 블록체인을 조작한다 한다면, 그 순간 네트워크의 신뢰에 금이가고 이는 블록체인의 기술적 무결성을 크게 해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비트코인의 가치는 0 으로 수렴하게 될텐데, 50%가 넘는 어마어마한 컴퓨팅 파워(실제로는 다 돈)를 동원할 이유가 있을까?
4. 암호화폐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가장 대표적인 알트코인 중 하나인 이더리움은 가치의 교환 수단 외에 또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조작이 사실상 불가능한 블록체인의 특성을 이용하여 블록 안에 조작할 수 없는 계약을 만들자는 아이디어이다. 계약서란 것은 단지 누군가와의 약속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데 예를 들어, 어떤 날짜가 지나가면 돈을 어디로 이체한다던가 하는 기능적인 것도 생겨난다. 이를 확장한 DApp 이라고 하는 어프리케이션까지 개바할 수 있다.. 어쨋든 중요한 것은 이더리움이 대표하는 알트코인은 블록체인의 특성을 이용하여 비트코인이라는 화폐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는 움직임이다.
정말로 다양한 것들을 많이 시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Sia Coin 과 Storj 인데 이 코인은 블록체인과 p2p 네트워크의 특성을 이용하여 분산된 스토리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드롭박스나 AWS의 S3 같은 제품을 분산된 환경에서 지원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어디까지 가능한지 아직은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조만간 할 생각이다) 어떤 한 회사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기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Steem 이라는 코인도 있다. 이 코인은 이를테면 블록체인 버젼의 Medium 이라고 볼 수 있다. http://steemit.com/ 에서 글을 쓰고 독자는 그 글에 대해서 블록체인으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블로그가 트래픽을 기반으로 한 광고 수입에 의존하고, 아니면 상업적인 블로그 글로 인하여 오염되는 것을 볼때 획기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 서술할 아인슈타이늄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도 Steemit 블로그 중 하나엿다. 콘텐츠의 생산 및 소비 방식에 전환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문제가 많은 코인들도 있다. 비트코인 플레티넘과 아인슈타이늄이라는 코인이 대표적인데 이 플래티넘의 경우 하드포크 데드라인에서 실패했고, 국내 한 고등학생이 공식 트위터 계정에 스캠(사기)이라는 말을 올리면서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아인슈티이늄의 경우 라이트코인에서 파생된 코인으로서 하드포크에 성공하기는 했으나, 실제 코드의 변경내역이 거의 없는데다가 foundation 에는 암호화폐 개발자가 한명도 없는 이상한 구성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코인들은 가치가 급등하기도 하지만 급락도 빠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한명으로 나는 블록체인 기술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취직도 했지... 분명 과열된 면이 없지는 않지만, 암호화폐 시장이 앞으로 얼마만큼의 모멘텀을 가지고 있을지 예측하기에도 어렵다. 다만 블록체인의 기술 자체에 대해서 바라보자면 의미 있는 시도이고, 이미 상당한 진전을 이미 이룩하기도 했다. 투기의 수단으로는 더 할 이야기가 없지만, 투자로 보면 아주 매력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무슨소리인가 하면,
현인이라고 불리는 투자가 워렌 버핏은 그런 말을 했다. “가치가 오를 것 같은 주식을 사서 존버해라 오랫동안 보유하라" 사실 당연한 말인데, 미래가 기대되는 회사의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사서 오랫동안 기다리면 그 주식의 가치고 오를것은 명백하다. 기상장된 회사의 경우 주식의 가치가 크게 오르기는 힘든것이 사실이고 한 주 사는 것 조차 쉽지 않은 가격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비상장주들이라는 옵션도 있지만 그 회사의 정체를 파악하기도 어렵거니와 어떠한 재정상태를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기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다르다. 제대로된 코인이라면 whitepaper 라 불리는 백서 (기술 설명) 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마이닝 풀에 참여해보거나 기술을 체험해볼 수 있다. 물론 개발자가 아닌 일반인이라면 이렇게까지 해보기는 쉽지 않으나, 논문의 abstrct 정도는 읽어볼 수 있을것이다. 테마주, 단타를 노리는 사람들이라면 분명 백서 따위에는 관심도 없을테고, 이러한 사람들에게 블록체인은 기술이 아니라 한탕을 위한 투기 대상에 불과할 것이다. 기술적이나 미래 가치에 투자를 하고 싶다면 이만큼 클린한 대상도 별로 없을 것이다. ICO 에 대한 우려들도 많지만, 금이나 부동산처럼 구매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한번쯤 암호화폐에 투자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5. 암호화폐의 사회적 가치
나는 암호화폐가 이 시대에 투자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화폐는 사실 그렇게 신뢰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다. 화폐의 총량 즉 화폐의 가치는 이자율로 결정되는데, 특히 환율 장난과 함께 손쉽게 가치가 조작되기도 하고, 금 또한 생산량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락하고 또 폭등하기도 한다. 부동산은 정책에 따라 너무나 쉽게 휘둘기도 한데다가, 애초에 거래가 매우 어려운 자산 중 하나이다.
비트코인이라고 가격 조작이 이루어지지 않냐고 하면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이자율로 발행량을 조절할 수 없고, 어느정도 가격이 안정되면 인위적인 환율 조작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비트코인은 전세계에서 통용되기 때문에, 하이퍼인플레 등과 같은 정부의 병크에 자유로우며 오히려 그러한 시기에는 가치가 더욱더 상승하게 될 것이다.
본질적인 가치가 없다는 이야기에서는 애초에 현대사회에 사용되는 매게체 중 본질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P2P 네트워크가 보증하는 채권이라고 보면 된다. "화폐는 이러이러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화폐로서 인정된다" 라고 하는 말도 사실은 반대다. 화폐라는 놈의 특성을 알아보니 저러한 가치가 있었던 것이고 사실은 희소성에서 비롯된 경우가 더 많다. 진짜 알고보면 그냥 종이장이 가치가 있다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믿기 때문에 돈이 되는거지, 금본위건 정부의 본원화폐건 무슨 실제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나?
우리는 블록체인의 등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우리 세대 그리고 다음 세대에 필요한 기술로서의 의미와 제도권의 자의적인 경기 조절에 하나의 대안으로서 접근해볼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투자의 수단으로서도 매력적이다. 일단 상승장에 있는 것은 주지할만한 사실이고, 언젠가 가치의 하락이 가시화 되더라도 기술 그 자체만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Mp3 를 공유하려 Napster 로 시작한 p2p 기술이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 10년 뒤 블록체인은 아마 우리가 알든 모르든 기반 기술 혹은 화폐로서 존재하게 될 것이다.